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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러버렸어

다이어트박스-배달 도시락



한 때 돈 좀 모아보겠다고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자꾸 건강식이 끌린다.

하지만 식재료를 한 번 사면 감당이 안되서 매번 대충 배만 채우기가 일쑤였던 요즘... 2월말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서 아무거나 마구 먹어댔더니 위까지 살짝 상해서 이래저래 챙겨먹으리라 생각을 하고 식사준비를 해보려 하였으나 이건 뭐...


밀가루를 빼고 먹으려면 샐러드나 한식을 준비해야하는데, 한식이라는 게 준비하려면 기본이 몇시간인데다가 대부분 짠 염장음식이다. 나물류는 다듬고 삶아 놓으면 빨리 먹어야 하기 때문에 매번 좌절. (콩나물 한 번 사면 3끼 정도를 내리 콩나물만 먹는다. 콩나물 밥, 콩나물 떡볶이, 콩나물 반찬 등등)


해서 큰 마음 먹고 도시락을 배달시켜 보기로 하였다. 


이런 저런 업체가 많은데 문득 눈길을 끈 것이 다이어트 박스의 도시락이었다. 직접 재배를 하였다고 하고, 안내를 보니 어쩐지 믿음이 가기도 하고 식단도 마음에 들어 소셜에서 쿠폰을 지르고 등록을 하였다. 근데 나중에 보니 가격이 다른 도시락의 두배.... 커헉...한끼에 한 8000원쯤 된다.  물론 요구르트에 견과류에 차까지 배달되는 것이니 그것보단 저렴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일단 2주니까 먹어보고 나중에 결정해야지~싶어 주문 취소를 안하고 배달오기만 학수고대를 하였다.


배달된 도시락은 생각보다 좋았다. 맛도 깔끔하고, 많이 짜지 않고. 샐러드는 신선하고 소스는 맛있고(매번 식초간장소스만 먹다가 다른 소스를 먹으니 신세계) 요구르트는 고소하고...ㅋ 밥류도 양이 적당해서 좋았다. 남으면 불안한 구시대교육의 산물이라서 억지로라도 깨끗이 비우는 게 습관인지라..킁.  솔직히 양은 전체적으로 남자들한텐 적을 듯 싶은데 나랑은 상관 없다. ㅎㅎ.  밥 그릇이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암튼 대만족! 


회사에서 도시락 배달시켜 먹는다니 다들 굉장히 신기하게 본다. 어쩐지 된장녀를 보는 듯한...킁....  앵겔지수가 엄청 올라가긴 하지만, 수퍼에 들릴 필요가 없으니 잡다한 물건이나 간식거리를 안사서 좋고, 설겆이 안 해서 좋고, 외식 안해서 좋고, 무엇보다 뭘 먹어야하나 고민 안하는 게 참 좋다. 어떻게 보면 참으로 편의만을 추구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젠 좀 편하게 살 때도 되지 않았나...싶기도 하고.


한참 바쁠 때를 지나고 나서는 다시 밥해먹기에 돌입할 예정이긴 하지만, 지금으로선 여유만 된다면 계속 먹었으면 좋겠다 싶은 게 내 맘이다. 


올 겨울 난방비 아낀다고 덜덜 떨면서 산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10만원 정도 절약 성공! ㅋ) 생각하고 편하게 가자. 보이차, 마테차도 있고 저녁 출출할 때 먹는 견과류도 나름 별미니 말이다. 


그나저나... 6일짜리라서 오늘 식사로 땡인데, 내일은 뭘 먹어야하지? 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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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가 1회용품들이라 환경에는 좀 미안한데... 분리배출 하면 괜...찮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