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곡-킬리만자로의 표범(조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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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를 곳을 찾아 쇼핑몰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적이 있는가?
쿠폰을 얹은 물건만을 찾아 쇼핑몰을 헤매는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보다 표범이고 싶다.
통장잔고마이너스에 허덕이더라도
맘먹고 중고라도 지르는
그 표범이고 싶다.
자고나면 지르고 싶고
지르고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자게의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있다
뻘글로 가득찬 게시판의 그 불빛
어디에도 리플은 없다.
이 큰 게시판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신불자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買)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눈물 나는 중고 다시 또 처분해도
사진으로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비싼 것까지
사려고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장비병환자의 지르는 마음을
아는이 없으면 또 어떠리
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 때
그것을 위안해 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 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지름 때문이라고
장터이 사람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지른만큼 가난해진다는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중고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중고를 사랑한다
너는 신동품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신동품을 사랑한다
너는 일괄판매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일괄판매를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판매글에는 없더라도 살짝 끼워주는
돌아서는 발길을 가볍게 만들어주는
따뜻한 캔커피에 건배
장터가 위험한 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 것을 거니까 위험한 거야
장터의 특성상 현금을 요구하는 것
현금을 건다는 건 위험한 거야
지름이란 잔고가 보이는 가슴 아픈 정열
정열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
모두를 잃어도 지름은 후회않는 것
그래야 질렀다고 할 수 있겠지
아무리 깊은 밤일지라도
모니터의 불빛으로 나는 지르리
메마르고 말라버린 지갑일지라도
마이너스 통장을 믿고 나는 지르리
비참한 통장잔고에 카드가 꺾여도
결코 꺾이지 않는 나의 키보드여
내가 지금 장터를 지키고 있는 것은
장비빨이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오
지름인가 눈물인가 저 높은 곳 중고직거래
오늘도 나는 가리 현금을 들고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과 악수하며
그대로 들고 온 들 또 어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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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떠올라서 개사....
실제로 표범보다는 하이에나에 가깝;;;쿨럭.....